자취하면서 장바구니를 현관에 두게 된 이유
처음에는 맨날 까먹었다
자취 시작하고 나서 제일 자주 한 말 중 하나가
“아 맞다 장바구니.”
마트 거의 다 와서 생각나는 날이 진짜 많았다.
처음에는 그냥 손으로 들고 오거나 편의점 봉투 샀는데, 혼자 장 보다 보면 생각보다 무거운 걸 많이 사게 된다.
물, 우유, 계란, 냉동식품.
특히 퇴근하고 장 보는 날은 손목이 진짜 아팠다.
한 번은 계란이랑 두부 들고 오다가 봉투 끊어진 적도 있었다.
그날 길바닥에서 굴러가는 계란 주우면서 너무 허무했다.
그 뒤로 장바구니 챙겨야겠다고 마음먹었다.
근데 챙기는 게 또 귀찮았다
문제는 장바구니를 사도 안 들고 나간다는 거였다.
접어서 가방 안 넣어두면 되는데, 또 집 와서 안 꺼내고.
결국 마트 앞에서 “오늘만 그냥 사자…” 하게 된다.
그리고 원룸은 공간이 좁아서 장바구니 둘 자리도 애매했다.
의자에 걸쳐두면 지저분해 보이고, 서랍에 넣으면 존재를 잊는다.
그래서 한동안 장바구니가 집 여기저기 떠돌아다녔다.
냉장고 손잡이에 걸려 있던 적도 있고, 세탁기 위에 올라가 있던 적도 있었다.
결국 현관에 두는 게 제일 편했다
요즘은 장바구니를 현관 문고리에 걸어둔다.
처음엔 좀 보기 싫은가 싶었는데, 오히려 눈에 보이니까 안 까먹는다.
특히 밤에 편의점 나갈 때.
예전에는 그냥 맨손으로 나갔다가 물이랑 과자 사고 후회했는데, 이제는 자연스럽게 들고 나가게 된다.
그리고 장바구니 하나 들고 다니니까 괜히 충동구매도 조금 줄었다.
봉투 하나 더 채우기 애매하니까 진짜 필요한 것만 담게 되는 느낌.
물론 아직도 가끔 까먹는다.
특히 급하게 나갈 때는 그냥 빈손으로 뛰어나가는 날 많다.
근데 예전처럼 매번 봉투 사는 일은 확실히 줄었다.
요즘은 장 본 날이 덜 피곤하다
예전에는 장 보고 집 들어오면 괜히 더 지쳤다.
손가락 빨개질 정도로 봉투 들고 오고, 현관 앞에 내려놓고 쉬다가 다시 옮기고.
근데 장바구니 쓰기 시작하면서 그런 작은 피로가 좀 줄었다.
그리고 집 들어왔을 때 현관에 장바구니 걸려 있는 모습 보면
“아 내가 또 생활하고 있구나” 싶은 기분이 들 때도 있다.
별거 아닌데 혼자 살다 보면 이런 작은 루틴 하나가 생활 안정감처럼 느껴진다.
아직도 예쁜 장바구니 보면 괜히 사고 싶어진다.
근데 결국 오래 쓰는 건 가볍고 막 접히는 거였다.
혼자 살아보니까 생활용품은 결국 귀찮지 않아야 오래 가는 것 같다.
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